2008년 09월 09일
きらきらひかる & ぬるい眠り
ㅁ 반짝반짝 빛나는(きらきらひかる) /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ぬるい眠り)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 저


이번에 새로 나온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의 제목만 듣는 순간 궁금했었다. 생각보다 빨리 동작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찬찬히 읽고 덮었는데, 원제가 'ぬるい眠り(대충 '선잠' 정도 되겠다)'라는 사실에 우선 완독한 후의 기쁨이 반쯤은 날아가 버렸지만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번역서의 제목이 너무 딴판이 아닌가 말이다!)
암튼. 이번 단편집은 에쿠니 가오리에 대한 막연한 어떤 느낌을 갖고 있던 어느 독자에게나 아주 많이 신선한 단편 모음이다. 이제까지 에쿠니 가오리의 거의 모든 단편/장편들이 잔잔한 호수의 고운 물결 같았다면, '맨드라미-'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에쿠니 가오리식으로 아주아주 살짝 틀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에쿠니 가오리에 대한 편견에 가까운 호감을 갖고 있던 팬들이라면 좀 실망할 것 같기도 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들 완독하기' 자체 프로젝트 진행 중이라 뿌듯하게 올해의 이 신간도 재미있게 읽긴 읽었는데, 정작 단편들 중 제목과 같은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은 애매모호하게 와닿지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 후기를 읽다보니 -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은 '반짝반짝 빛나는'의 속편인 셈입니다 - 라는 코멘트를 읽고 아차 싶었다. 어쩐지 등장인물의 이름과 캐릭터가 어디선가 가물가물하다 했지. '반짝반짝 빛나는'은 '냉정과 열정사이'에 대해 혼자 떨떠름한 반응을 유지하고 있던 나를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세계에 어쩔 수 없이 푹 빠져들게 한 바로 그 작품이었다.
다시 복습을 겸하여 대출한 '반짝반짝 빛나는'은, 역시 몇년만에 다시 읽어봐도 명작이다. 처음 몇장밖에 안 읽었는데도, 초반부터 가슴이 찌르르해졌다. 육체가 철저히 배제될 수밖에 없는, 그러면서도 너무나도 넘치고 벅차서 독자의 감성까지 주체할 수 없게 만드는 플라토닉 러브는 마치 문이 매우 많이 달린 방들의 그 문들을 하나하나 열어놓는 것처럼 끝이 보이지 않게 아득하다. 그러면서도 이 주인공들 - 무츠키, 쇼코, 곤 - 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완전 강력한 향수와도 같다. 무한대의 감동에 다시 휩싸이며 '반짝반짝 빛나는'을 다시 끝까지 읽고, 전의 단편집 중 그 '맨드라미-'를 한번더 읽었다. 이렇게 하고 나니 이 단편집을 좀 제대로 읽은 듯한 느낌이 드는걸- (그치만 아무래도 '반짝반짝-'을 능가할 그녀의 작품은 아직까진 없는 것 같다.)
에쿠니 가오리(江國香織) 저


이번에 새로 나온 에쿠니 가오리의 단편집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의 제목만 듣는 순간 궁금했었다. 생각보다 빨리 동작도서관에서 책을 빌릴 수 있어서 기쁜 마음으로 찬찬히 읽고 덮었는데, 원제가 'ぬるい眠り(대충 '선잠' 정도 되겠다)'라는 사실에 우선 완독한 후의 기쁨이 반쯤은 날아가 버렸지만 말이다. (아무리 그래도 번역서의 제목이 너무 딴판이 아닌가 말이다!)
암튼. 이번 단편집은 에쿠니 가오리에 대한 막연한 어떤 느낌을 갖고 있던 어느 독자에게나 아주 많이 신선한 단편 모음이다. 이제까지 에쿠니 가오리의 거의 모든 단편/장편들이 잔잔한 호수의 고운 물결 같았다면, '맨드라미-'는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에쿠니 가오리식으로 아주아주 살짝 틀어놓은 것 같은 느낌이랄까. 에쿠니 가오리에 대한 편견에 가까운 호감을 갖고 있던 팬들이라면 좀 실망할 것 같기도 하다.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들 완독하기' 자체 프로젝트 진행 중이라 뿌듯하게 올해의 이 신간도 재미있게 읽긴 읽었는데, 정작 단편들 중 제목과 같은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은 애매모호하게 와닿지가 않았다. 아니나 다를까, 작가 후기를 읽다보니 -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은 '반짝반짝 빛나는'의 속편인 셈입니다 - 라는 코멘트를 읽고 아차 싶었다. 어쩐지 등장인물의 이름과 캐릭터가 어디선가 가물가물하다 했지. '반짝반짝 빛나는'은 '냉정과 열정사이'에 대해 혼자 떨떠름한 반응을 유지하고 있던 나를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세계에 어쩔 수 없이 푹 빠져들게 한 바로 그 작품이었다.
다시 복습을 겸하여 대출한 '반짝반짝 빛나는'은, 역시 몇년만에 다시 읽어봐도 명작이다. 처음 몇장밖에 안 읽었는데도, 초반부터 가슴이 찌르르해졌다. 육체가 철저히 배제될 수밖에 없는, 그러면서도 너무나도 넘치고 벅차서 독자의 감성까지 주체할 수 없게 만드는 플라토닉 러브는 마치 문이 매우 많이 달린 방들의 그 문들을 하나하나 열어놓는 것처럼 끝이 보이지 않게 아득하다. 그러면서도 이 주인공들 - 무츠키, 쇼코, 곤 - 을 사랑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완전 강력한 향수와도 같다. 무한대의 감동에 다시 휩싸이며 '반짝반짝 빛나는'을 다시 끝까지 읽고, 전의 단편집 중 그 '맨드라미-'를 한번더 읽었다. 이렇게 하고 나니 이 단편집을 좀 제대로 읽은 듯한 느낌이 드는걸- (그치만 아무래도 '반짝반짝-'을 능가할 그녀의 작품은 아직까진 없는 것 같다.)
이 글과 관련있는 글을 자동검색한 결과입니다 [?]
- [독후감]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by 종이우산
-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 에쿠니 가오리 by 미니벨
- 홍차와 에쿠니 가오리. by 짧은머리앤
- 에쿠니 가오리씨와 에쿠니 가오리씨의 책- 그 사이의 괴리감. by 짧은머리앤
- 맨드라미의 빨강, 버드나무의 초록. by 까만머리앤
# by | 2008/09/09 23:07 | 리뷰 | 트랙백 | 덧글(0)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